천자춘추 1996.8.30 한국일보

제3의 창조자

어린 시절 학교에서 수업시간에 산업은 1차 산업, 2차 산업, 3차 산업이 유기적으로 결합이 되어야 국가경제가 잘 운용된다고 배웠다. 내 기억에 1차 산업은 생산업이고, 2차 산업은 제조업이고, 3차 산업은 물류를 유통하는 서비스업이고 시대가 변해갈수록 산업은 3차 산업으로 전이해간다고 배웠다.

현대사회는 너무나 복잡하고 광범위해 졌다. 예술가도 많은 자료를 수집하고 활용하여 각자의 개성이 뚜렷한 작품을 제작해 낸다. 그런 작품에는 고상한 정서와 철학적 명상이 있고 사회와 문명 비판적인 시각까지 담겨있다. 작가는 의욕적으로 작품을 화랑에 전시한다. 많은 사람이 엽서와 카타로그를 받아보고 화랑을 방문한다. 하지만 이런 치열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사람은 카타로그만 본 사람을 포함해도 일 천명을 넘기기가 힘들다.

그나마 작품의 진가를 이해하고 애정을 가지는 사람은 아마도 일백명을 넘지 않을 것이다. 작가가 자신의 작품과 작품세계를 알리고 보여주는데는 어쩔 수 없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

이제는 작가는 창작에만 전념해야하고 창작된 작품은 더 이상 작가 혼자서 완성은 시킬 수 없게되었다. 작품을 고운 액자에 넣고 조명을 조절하고 깨끗한 벽면에 걸고 자상한 평론을 예술계의 종사자, 예술전문가 가 예술품의 밀도를 높히는 2번째의 창조자가 된다. 그러나 여전히 감상자는 일 천명을 넘어서지는 못한다.

대중매체를 움직이는 사람들이 진정한 예술의 완성자이다. 그들은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고, 역시 사명감과 의무와 책임이 있다. 객관적 입장에서 냉철한 지성 , 고매한 인품과 날카로운 판단력을 가지고 작품을 평가하여, 올바른 정보를 많은 사람에게 알려줌으로서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할수있는 최종의 완성자인 제3의 창조자가 되고 그들이 언론인인 것이다. 작품이 만들어지고 옷이 입혀지고 마지막으로 감상자에게 어떤 행태로든 보여지는 전체과정이 예술의 이름이고, 그 중에서 사적인 작품을 공적으로 전환하는, 그리고 공유케 하는 제3의 과정이 가장 중요하고 책임이 무겁다고 할 것이다. 나는 그들을 제3의 창조자라 부른다.